[프로그램]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32세 짧은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며 평화로운 해방의 시대를 바라던 안중근 의사. 우리는 아직까지 유해를 찾지 못해 그를 고국으로 모셔오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그가 이 땅에 돌아와 평안을 찾기 바라는 마음으로 안중근 의사의 삶에 몰입해보는 공연을 준비하였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유언을 핵심 모티브로 기획된 이 작품은 불굴의 의병활동과 피로 맺은 단지동맹, 그리고 죽음을 무릅쓴 하얼빈 의거까지, 포기를 모르고 강행해 온 그의 구국활동을 생생히 되짚어가며 그가 영웅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한 발레로 펼쳐냅니다. 그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인간이기에 느낄 수밖에 없었을 두려움과 괴로움,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이해해보며 그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이어온 신념과 투쟁이 얼마나 큰 희생이었는지를 느껴보고자 합니다.

특히, 안중근 의사와 아내 김아려의 사이를 재조명하며, 그의 모든 결단들을 존중하고 지지한 김아려의 사랑과 믿음을 그려내고자 하였습니다. 사형을 언도받은 안중근 의사에게 전해지는 아내의 통곡. 그리고 나라를 위해 떳떳하게 죽으라는 어머니의 당부. 그 속에서 결국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통해 그의 결심의 순간이 우리의 가슴에 와닿길 바랍니다.

천국에 있을 안중근 의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필연적인 질문. ‘우리의 국권이 회복되던 날, 그는 천국에서 기쁨의 춤을 추었을까?’ 그의 천국에서의 춤을 꿈속 장면으로 그려내며, 그가 꿈꿔온 자유와 평화의 세상을 잠시나마 만끽해보고자 하였습니다.

그가 격렬히 되찾고자 한 독립된 대한민국을 우리는 감사히 잘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보며, 안중근 의사의 희생이 주는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역사를 지켜내는 이 작품이 대한민국의 대표 발레레퍼토리로의 자리잡아 더 많은 관객들에게 한국발레의 힘을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놉시스]

1장 프롤로그 (뤼순감옥)
1910년 2월 14일 뤼순감옥, 사형을 언도받은 안중근. 죽음을 마주하니 조국에 계신 어머니가 떠오른다. 따스한 어머니의 온기는 그를 가족들과 함께했던 지난날로 데려간다.

2장 안중근의 혼례식
안중근과 김아려의 혼례를 축하하며 마을에선 떠들썩한 잔치가 벌어진다. 16세의 안중근은 김아려와 평생을 함께할 것을 서약하며 부부가 된다.

3장 이토의 통감취임 축하연
조선은 연이은 위기를 맞는다. 일본은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이토 히로부미를 앞세워 을사늑약을 체결하는 한편 한성(서울)에 통감부를 설치한다. 초대통감으로 이토가 취임하자, 일본군 장교 이시다는 자신의 여인 사쿠라가 운영하는 화려한 술집에서 축하연을 벌인다. 안중근은 위태로운 나라 상황에 망명을 결심하고, 본격적인 구국활동을 위해 연해주로 향한다.

4장 러시아 연해주 의병부대활동
안중근은 연해주에서 항일의병 결사단체인 동의회에 참여하고 동포들을 훈련시켜 의병부대를 조직한다. 안중근의 부대는 이시다가 이끄는 일본군 국경수비대의 경계망을 뚫으며 국내진입작전을 전개하고, 전투에서 승리해 일본군을 생포한다. 하지만 안중근은 만국공법에 따라 포로들을 석방하고, 이에 의병부대의 위치가 노출되어 기습을 받아 수많은 대원들을 잃고 전투에서 패한다.

5장 안중근의 꿈
심각한 부상을 입은 안중근은 정신을 잃는다. 천국과 같은 그의 꿈속에서 모두는 자유를 찾아 평화롭다. 안중근은 그리운 김아려를 만나고, 그녀의 손길에 이끌려 겨우 정신을 차린다.

6장 단지동맹
안중근은 간신히 연해주 크라스키노(연추)로 귀환하여 11명의 동지들과 왼손 약지 첫 관절을 잘라 단지동맹을 맺으며 동의단지회를 결성한다. 얼마 후, 안중근은 이토가 러시아와의 협상을 위해 북만주로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토를 엄단하고자 신중히 의거계획을 세운다.

7장 하얼빈 의거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 삼엄한 경비와 환영인파 앞으로 이토가 탄 특급열차가 들어온다. ‘작은 키에 얼굴의 큰 점. 작은 키에 얼굴의 큰 점.’ 이토의 용모파기를 되뇌며 안중근의 결심은 더욱 굳건해진다. 이토가 열차에서 내리자 안중근의 눈에는 그밖에 보이지 않는다. ‘기회는 오직 지금뿐!’ 안중근은 그를 향해 총을 겨누고, 3발의 총탄을 이토에 명중시킨다. “코레아 우라!!!(대한제국 만세)” “코레아 우라!!!” 울려퍼지는 안중근의 외침. 그러나 그는 곧바로 체포되어 뤼순감옥으로 호송된다.

8장 뤼순감옥
사형을 언도받은 안중근. 죽음을 앞두고 그는 슬픔과 고통, 분노와 절규로 가득찬다. 그의 사형소식을 들은 김아려는 통곡을 그칠 수 없다. 그녀의 아픔이 안중근에게 닿자, 안중근은 온 마음을 다해 아낌없이 그녀를 사랑한다. 그녀가 사라지고 슬픔이 밀려오지만, 그동안의 결단들을 되짚으며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 험난한 길 끝에서 어머니를 떠올린다. 나라를 위해 한 일이니,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지 말고 대의를 위해 당당히 죽으라는 어머니. ‘그래. 조국의 안녕을 위해 나는 흔들림없이 죽으리라.’ 비장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안중근의 모습 뒤로 그의 유언이 울려퍼진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쓸 것이다. 대한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프로필]

안중근 – 이동훈
현) Tulsa 발레단 입단예정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아려 – 김지영
현) 경희대학교 무용학부 교수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조마리아 – 김순정
현)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문화예술대학장/무용예술학과 교수

이시다 – 윤별
전) 우루과이 국립발레단 단원

사쿠라 – 윤서준
전) 파리오페라발레단 준단원

이토 히로부미 – 이상로
현) 경희대학교 출강
전) 국립발레단 단원

여자군무 – 김다은, 김정연, 김희래, 박영진, 양영아, 양예진, 우은영, 이민경, 조윤빈, 진유정
남자군무 – 강대훈, 고도식, 김동철, 김명윤, 김영민, 김일우, 송기영, 신대륙, 이준구, 이지환, 임성욱, 정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