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계에서 연주자인 가족과 함께 공연하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미샤 마이스키와 릴리 마이스키처럼 20년 동안 꾸준하게 활동하는 음악인 가족은 흔치 않다. 미샤 마이스키는 “마르타 아르헤리치, 라두 루푸, 피터 제르킨, 넬슨 프라이레 등 많은 훌륭한 피아니스트들과 연주했지만, 딸 릴리와 연주하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특별하다. 릴리와는 모든 게 자연스럽고, 말 하지 않아도 서로 잘 이해한다”고 얘기한다. 릴리 또한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공연하거나 녹음한 음악을 듣고 자랐기에 어떤 스승보다도 아버지의 음악이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다.

이들의 첫 공연은 2005년 3월 이탈리아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릴리가 전문 연주자로 처음 무대에 서는 공연이기도 했는데, 이후 그녀는 재닌 얀센, 르노 카퓌송, 마르타 아르헤리치 등과 협업을 확장하였다. 마이스키 부녀는 이후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에스파냐>, <아다지에토>, <20세기 클래식> 등의 음반을 함께 작업했다. 특히 가장 최근 음반인 <20세기 클래식>은 스트라드誌로부터 ‘아버지와 딸의 조합이 만든 기적 같은 음악의 순간’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하였다.

이번 리사이틀 공연에서 미샤 마이스키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그리고 20세기 러시아 작곡가의 작품을 넘나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부에서는 베토벤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쇼스타코비치 첼로 소나타를 선보이고, 2부에서는 브람스 및 슈만 가곡과 슈만 환상소곡집을 연주한다. 1부가 형식적 정교함과 구조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낭만주의 소품들로 이루어진 2부는 보다 감정적인 섬세한 표현을 요한다.

그러나, 전체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이다. 베토벤 변주곡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남녀 간의 사랑을 담고 있고, 쇼스타코비치 첼로 소나타는 작곡가가 아내와의 갈등 관계에 있다가 다시 화해하고 재결합했을 때 쓴 작품으로 사랑을 할 때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한다. 2부의 브람스와 슈만의 가곡들은 대부분 사랑을 노래하는 곡들이며, 마지막 슈만 환상소곡집은 사랑의 감정이 순간 순간 변화하듯 자유롭고 즉흥적인 감정의 흐름을 표현하는 곡이다.

한 인터뷰에서 ‘나의 연주를 생애 처음 듣는 사람들이 음악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주목하며, 감상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얘기하는 마이스키의 생각이 반영된 레퍼토리이다.

독일의 디 벨트誌가 “완벽한 합이 빚어내는 가장 이상적인 소리의 마법”이라 평한 마이스키 부녀의 최고의 호흡을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ARTIST

미샤 마이스키 Mischa Maisky | 첼리스트 Cellist 

릴리 마이스키 Lily Maisky | 피아니스트 Pianist 
 
 PROGRAM
 
 베토벤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주제에 의한 7개의 변주곡

L.v. Beethoven 7 Variations on "Bei Männern, welche Liebe fühlen" from "Zauberflöte" WoO 46

쇼스타코비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단조, 작품번호 40

D. Shostakovich      Sonata for Cello Sonata in d minor, Op. 40

-intermission-

브람스           ‘진실한 사랑’

J.Brahms        Liebestreu Op. 3-1

                    ‘나의 잠은 점점 더 깊어가고’

                    Immer leiser wird mein Schlummer Op. 105-2

                    ‘종달새의 노래’

                    Lerchengesang Op. 70-2

R.슈만           오보에와 피아노를 위한 로망스 작품번호 94-1

R. Schumann  Romance for Oboe and Piano, Op. 94 No. 1

                   시인의 사랑 작품번호 48 중              

                   Dichterliebe, Op. 48

I.  ‘아름다운 5월에’ Im wunderschönen Monat Mai

V. ‘나의 영혼을 깊이 적시리라’ Ich will meine Seele tauchen

X. ‘나 울려오는 노랫소리 들으면’ Hör' ich das Liedchen klingen

XII.   ‘빛나는 여름 아침에’ Am leuchtenden Sommermorgen

                   헌정 작품번호 25-1              

                   Widmung, Op. 25 No. 1

                  환상소곡집

                  Fantasiestucke Op. 73

I.     Zart und mit Ausdruck (Tender and with expression)

II.     Lebhaft, leicht (Lively, light)

III.  Rasch und mit Feuer (Quick and with fire)
   

* 공연 프로그램은 연주자의 사정에 의해 사전 공지 없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